2016년 12월 27일 화요일

3가지 주제로 보는 영화 리뷰[스타워즈:로그 원]

 주위 지인들이 '넌 도대체 왜 스타워즈를 그렇게 좋아하냐'라고 했을 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1. 우주를 배경으로 2. 전투와 전쟁이 한데 어우르며 3.반전과 스펙터클이 함께 어우러지는 극장용(은 아니지만 극장에서 꼭 봐야하는 것) 영화니까'

이번 스타워즈: 로그 원(이하 로그 원)은 내가 말하고 다녔던 주제와는 조금... 아니 방향이 다른 내용이기에 계속 곱씹게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영화를 관람하시고 리뷰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영화를 보러 가실 스타워즈 시리즈 미관람자분들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및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

을 보시고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 영화는 그 중간 이야기입니다. 




1. 부성애

여 주인공 진 어소의 아버지인 갈렌 어소는 체감 러닝타임으로 약 15분 가량 나오는 '조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리뷰어들이 이야기하는 로그 원의 단점인 '캐릭터성의 약함'은 그에게서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연기가 굵고 강하게 나오냐? 그것도 아니다. 딸에게 주고 싶은 사랑을 못준 비운의 아버지 그 자체를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여 주인공 또한 아버지가 원한 은하계의 평화(딸이 살아가야 하는 그 은하계)를 위해 행동하게 된다. 특히 마지막 임종을 앞두고 딸과 재회 할 때의 그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은 압권.


<난 이분이 이렇게 아버지 역할이 잘 어울릴지 몰랐다. 가려운 곳만 잘 긁어주는 사람인줄...>

물론 다른 캐릭터들, 로맨스 비스무리한 눈빛 3초의 카시안 대위나, 봉보다 라이트세이버를 잡았더라면 연합을 승리로 이끌었을법한 치루트들은 확실히 약하긴 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대 명제는 저항군의 한 줄기 희망을 위한 로그원 "부대"의 이야기이기에, 영화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대한 적절한 타협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2. CG의 재발견

예전 디즈니에서 갈아만든 영화 트론:레거시에서 젊은 제프 브리지스의 모습을 커버하기 위해 얼굴 CG를 사용하였었는데, 세월의 힘은 역시 무시무시한 것. 타킨 제독과 레아 공주의 CG는 게임 덕후인 나에게도 1~2초간 이게 미리 찍어놓은 합성인지, CG인지 '헷갈리게'하였다. CG를 평소에 많이 접한 사람들은 보통 어색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그래픽일 경우더라도 바로바로 찾아낼 수 있는 것이 CG인데, 하물며 사람 얼굴은 더더욱 티가 많이 난다. 로그 원을 관람하는 영화 팬들은 이 1~2초간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공감할 수 있을 것. 



<내가 아무리 트론:레거시를 10번 이상 봤지만, 저 CG는 쉴드 못쳐줌. 저건 아니였어 디즈니.>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전투신. 개인적인 스타워즈 전투 신은 시스의 복수가 탑이'였다'. 
세차게 비가 오는 야간에서의 엑스윙 전투 신, 드디어 격추하는 디스트로이어, 개발살나는 AT-AT까지. 전투신만이라도 극장에서 보시길. 



3. 엔딩

솔직한 심정으로는 한명은, 여주인공은 아니더라도 생존할 것이라 예상했다. 왜? 디즈니니까. 왜? 루카스필름이니까. 왜? 제국에 대항하는 보잘것 없는 저항군이지만, 희망을 주는 그들의 비전이니까. 


<루카스필름이 해피엔딩을 정말 좋아한다고 각인한 계기.Ihateu>


로그 원 부대원 중 단 한 명도 살리지 않는 스토리의 전개는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루카스필름 시나리오진의 편견, 스타워즈 시리즈의 편견을 날려버리기 충분했고, 또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매우 자연스러웠다. 다른 리뷰어의 표현으로 '이건 스타워즈 세계관의 전쟁영화'이기에, 항상 해피엔딩은 아닌 법. 디즈니를 설득한 감독의 한 수가 제대로 통한 후반부였다. 


3줄 요약

스토리: 다신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스타워즈 세계관에서의 슬픈 스토리.  9/10
화면: 스타워즈의 'ㅅ'도 몰라도 즐겁게 볼 비주얼 10/10
단점: 초반이 길다/에피소드 7처럼 친절하지 않다/내년까지 또 기다려야한다 -3

8점



레아 공주로 열연하신 캐리 피셔가 60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